여성의 육아, 유리천장, 그리고 사회적인 지위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두개의 그래픽 기사.
https://www.economist.com/graphic-detail/glass-ceiling-index
The Economist’s glass-ceiling index
Our annual measure of the role and influence of women in the workforce
www.economist.com
https://www.economist.com/interactive/graphic-detail/2024/01/30/how-motherhood-hurts-careers
How motherhood hurts careers
A new study measures its impact on women’s employment worldwide
www.economist.com
Glass Ceiling Index : 여전한 유리천장
첫번째 기사는 국가별 유리천장 index를 다루고 있다.
우선 2016년부터의 순위 변동 그래프는 아래와 같음. 순위 변동 그래프만으로는 실질적인 의미를 가늠하기 힘들 것이나,
그 와중에도 한국이 OECD국가중 최하위라는 사실은 새삼 놀라웠다.
최근 몇년간 여성의 권익에 대한 논의, 그리고 여성-남성 들이 서로 느끼는 불평등 구조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아주 많이 늘어난 것 같은데 그것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 최하위일뿐 아니라 2023년까지 아무런 변동도, 성장도 없었다. 문제 제기의 시작일뿐 아직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을지도?
내가 체감하는 것에 비해 더 충격적인 결과인데 내가 예민하지 않은것일까 아니면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아래는 사회 참여지표와 (위 3개 그래프) 비즈니스계에서 여성의 경영참여 지표 (아래 3개 그래프)다.
새로운 정보였던 것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고학력 (higher education) 부문에서는 여성의 교육 수준이 남성의 교육수준보다 높은 추세라는 것. 그럼에도 임금 격차는 0%에서 40% 수준까지 벌어진다는 것이다.
OECD 평균으로는 점점 더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비슷하게 흘러 간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고,
더불어 한국이 거의 모든 그래프에서 꼴찌 수준이라는 사실도 역시 새삼 흥미로웠음.
특히 여성의 사회참여 수준보다, 경영참여 수준, 특히 회사에서 경영진 및 이사급 이상의 높은 사회적 역할에서의 참여 비중은 더 처참했다.
managerial 포지션에 있는 여성의 비중은 OECD평균이 34% 대, 한국은 14% 대. 심지어 이 수치는 2016년보다 꺾인 경향이 있었으며,
더불어 국회 참여 여성 비중(국회의원 수)에서도, 전체 인력 시장 대비 높은 수치겠지만 한국은 여성이 19% 정도를 차지하며 하위권이었다.



여성이 위와 같이 사회참여를 지속하고 하이커리어를 쌓지 못하는 이유중 가장 큰 요인이 육아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아래 그래프들은 이와 관련한 국가별 수준을 보여준다.
월급을 지급하는 출산 육아휴직이 길어질 수록, 아빠의 육아휴직이 길어질수록, 아이를 케어하는 비용이 낮아질 수록 여성은 사회에서 일하면서도 아이를 케어할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아이 양육에 드는 높은 보육비용과 고용 유연성 부족으로 인해 노동시장을 떠나는 여성이 많아진다는 것.
아래 그래프들에서는 이해안가는 부분이 꽤 많았는데, Net child-care cost 지표에서 한국은 월급 대비 3%만을 지출하고도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통계가 특히 그러하다. 무슨 소리인지..?
자료의 원래 source(https://data.oecd.org/benwage/net-childcare-costs.htm)를 찾아본 결과 2,3살 아이를 키울 때 드는 양육비에서 세금, 혜택 등을 공제한 순수 보육비를 의미한다는데, 현실적으로 실제 아이에게 드는 비용이 월급의 3% 수준인지, 공제 및 혜택이 모두에게 충분히 적용되는 것인지도 의심스러우며, 무엇보다도 과연 이런 영유아 단계에서 소요되는 비용이 과연 육아 및 보육비용의 지표로 적절한 것일지 모르겠다. 정작 아이를 0세~18세까지 키워내는데 드는 양육 및 교육비 총합의 평균은 우리나라가 1등이라는 통계도 있다.(https://www.segye.com/newsView/20240223508457 )
게다가 Paid leave for fathers에서 아빠의 육아휴직이 한국의 경우 15.4주를 쓸 수 있어 가장 길게 적용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라는 점도 의외였는데, (1위는 일본, 2위는 한국) 출산율 저하에 따라 급한 불을 끄려는 정책 시도가 반영된 지표 정도로 봐야할까.
국가별로 2016년 이후 여성, 남성의 육아휴직의 기간은 큰 변동이 없었으나 크게 상승폭을 보인 몇 국가들이 있었는데 우리나라도 그 중 하나고, 헝가리, 슬로바키아, 그리스, 체코 등이 그러했다. 그렇다면 2016년부터 최소한 이 기조가 유지되어 온 것이고 더 개선되는 중인데, 어째 출산율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20주까지 휴가를 쓸 수 있다는 정책이 현실적으로 반영이 되지 않고 있거나, 아이를 낳을 것인가의 결정에 미치는 효과가 지연되거나, 결정적이지 않은 정책이라는 뜻이겠지.

Motherhood Penalty : 엄마가 되는게 죄인가요?
여성의 커리어가 출산 이후 어려워 진다는 것은 가설이 아니라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child care cost가 매우 낮은 나라로 분류되었는데, (체감상 동의할 수 없지만) 임금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child care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motherhood penalty'라는 용어가 대두되었다.
고용의 성별격차에서 중요한 요인은, 아래 그림처럼 marriage effect와 motherhood effect가 지배적으로 나타나고, 인당 평균 GDP가 높은 선진 국가일 수록, 출산으로 인해 여성이 일을 그만두는 경우의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다른 사회적, 외부적 요인이나 차별로 인한 고용격차가 거의 없다는 뜻)
특히 무슬림 국가들의 경우 눈에 띄게 남녀 고용격차 수치도 컸을 뿐더러, 여성의 출산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이미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용 대상조차 되지 않는 다는 점,
북유럽 등의 상대적 복지 선진 국가들의 경우에는 '여성' 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용 격차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지만, 출산이 아닌 '결혼'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고용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marriage effect와 motherhood effect를 구분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인지하게 됨.


기사를 보다보니 엄마가 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의 문제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고, 해결이 어려워보이는 문제이다.
여성, 혹은 아이 양육에 참여하는 여성과 남성이, 사회에서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육아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일할 동안에 아이를 맡아줄 사람에게 지급할 월 보육비가 월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집에서 애를 보는게 낫다는 판단은 매우 합리적인 결정일 것이다. 그 결과가 motherhood effect로 여성 고용 비중이 낮아지는 현상을 낳을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에서 '보육비 보조', '공공 보육서비스 제공', '남성 육아휴직' 제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자 하는 것일테지만, 그게 충분한 수준으로 각 가정에 지원되는 시점, 더 나아가 그 변화가 출산율에 반영되는 시점은 먼 미래가 될 것이다.
세계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95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보육법이 시행된 지 5년 후 여성 노동력 참여율이 평균 4% 증가했다. 그러나 이 격차 해소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고,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현재의 변화 속도로는 전 세계 경제 성별 격차가 해소되려면 170년이 더 걸릴 것이라 한다.
어쩌면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 감소는 숙명일 뿐 아니라 인구의 재생산을 너무 높은 수준으로 기대하는 시스템과 관점 자체를 반 강제적으로라도 바꿔야 할 시점이 곧 오지 않을지.?
